불볕 더위가 계속되면서 지난주 감수성 훈련이 진행되었던 계룡산 계곡이 더욱 생각납니다.

많은 비가 내린 뒤라 계곡에 흐르는 물의 양도 많아졌고, 너무 맑고 깨끗해서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듯 했습니다.
특히 그곳에서 진행된 감수성 훈련은 매우 뜻깊었습니다.
이번에 처음 뵌 분과 짝이 되어 눈을 감은 짝에게 좁은 돌 계곡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온 신경을 집중해 짝이 다치지 않고 좁은 돌길을 잘 올라갈 수 있도록, 또 물에 빠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던 시간이 생각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값졌던 시간은 짝의 인도를 받아서 제가 눈을 감고 산을 오를 때였습니다. 마구잡이로 박혀 있던 돌, 그리고 두 사람이 가기에도 부족했던 좁은 길, 곳곳에 고여있는 물길들. 그러나 눈을 감은 저는 불안하고 긴장되기는 커녕 눈을 뜨고 갈때보다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올랐던 것 같습니다.
산을 내려올때는 3명이 한팀이 되어 한사람의 인도를 받아 양쪽 두사람이 눈을 감고 그 좁은 길을 걸었습니다. 가능할까, 세명이 저 좁고 가파른 길을, 게다가 두사람이나 눈을 감고서..... 그러나 그 길 또한 큰 무리 없이, 그리고 마음 편안하게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사실, 오르기 전에는 여차하면 실눈을 뜨면 되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저도 모르게 생겼던 짝과의 신뢰는 어떻게 생겼던 것일까요? 친한 친구와 똑같은 것을 체험했어도 과연 이런 신뢰와 안정감이 생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감수성 훈련의 시작은 낯설고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 했던 분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인생 선배님들의 다양한 조언들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책과 강의에서 배우던 이론들도 유익한 정보였겠지만
1박 2일 동안 인생 선배님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도 매우 뜻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