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늦은...
하지만 출발하면서 부터 걸렸던 감기가 아직도 기승을 떨치고 있는것을 생각하면
그다지 늦은것도 아닌 후기를 간단하게 적습니다.

대학 때 MT 한 번 제대로 못가보고,
집이 세상에서 가장 좋다는 남편을 만나서 마음 같지 않게 여행을 많이 다녀보지 않은 나에게 이번 교육은 설렘으로 다가왔습니다.
계룡산...
가끔 TV에서 봤던 도사들과 어디서 주워들은 기억은 있었던 동학사가 떠오르고
카이스트 출신의 친한 부장님이 가끔 엉아들이랑 닭도리탕 먹으면서
스프레스를 풀었다는 곳 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던 그 곳...
바로 그 곳에 11명의 LG하우시스 예비 산업카운슬러들이 모여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도 산 속에서 진행되는 교육이니 널럴하게 진행되지 않을까...라는 나의 기대는
Orientation 부터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의자 뺏기 게임을 통해 땀은 비오듯이 흘렀고, 감기로 인해 머리는 어질어질~
몸은 욱씬욱씬... 약을 먹어가면서 악으로 그 시간을 버티고나니,
몸은 힘들지만 교육에 함께 참가한 다른 10명이 나의 가족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을 끝내고 이번 교육은 나 부터 오픈해야지 다른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교육임을 느끼고
제 자신을 드러내는것이 창피하고 부끄러웠지만, 가급적이면 ''''''''많은 것을 오픈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팀원들의 다양한 질문에 대해 가급적 솔직하게 답을 하면서 동료에 대해
신뢰를 쌓았습니다. 그리고 나 또한 다른 사람들의 있는 그대로를 보기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저녁을 먹고나서 사이코 드라마를 준비하는 그 시간은 정말 나와의 싸움이었습니다.
감기로 인한 컨디션의 급 저하로 도저히 앉아있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시간은 나 혼자만 헤쳐가는 시간이 아니라 함게 헤쳐가야 하는 시간이었기에 감기약과 진통제를 먹어가면서 참가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최 차장님의 리얼스토리를 바탕으로 사이코 드라마를 준비하니 아픈것도 잊혀지고 나도 모르게 큰 딸의 배역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나를 드러내기 쉽지 않을텐데 최 차장님은 있는 그대로 본인의 상황을 얘기하시고 이번 교육을 통해 해결안을 마련하려고 하시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습니다.
팀원들은 최 차장님의 스토리에 몰입하여 모두들 내 이야기인양 짧은시간동안
드라마 한 편을 완성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팀원에 대한 신뢰와 배려가 단단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록 팀 별 대항으로 치뤄진 댄스경연대회는 다른 팀에게 우승상금을 양보(?)해야 했지만 춤을 준비하면서 팀웍은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2일차... 여전히 목도 아프고 몸도 천근만근인 상태에서 계룡산으로 향했습니다.
가면서 미션임퍼서블을 패러디하고 있는 수 많은 벌래들 때문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고, 벌래의 급작스러운 공격에 대항할 수 있도록 모두가 두 눈 똥그랗게 뜨고
산 위로 산 위로 걸었습니다.
드뎌 도착한 계룡산 입구에서 시작한 Blind체험...
최 차장님이 나만 믿고 그 커다란 몸을 뒤로 넘길 때 부터 저는 동료에 대한
믿음과 신뢰, 책임감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눈 앞이 보이지 않는 그 상황에서 인도자만 믿고 오르는 동안
몸 아픈 분들에 대한 공감, 나 때문에 힘들 인도자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겨우 감기정도 걸린 나의 건강함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인도자가 되었을때는 나를 믿고 의지하는 짝궁만을 생각했습니다.
내 손을 잡고 있는 동료가 넘어지지 않고, 엄한 곳으로 가지 않고,
목적지까지 다다를 수 있도록 나의 모든 기운을 동료에게 집중했습니다.
그러면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상대방에 대한 믿음을 주고 믿음을 갖는 것이
기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번 이틀의 감수성 교육은 나를 깨고 나를 돌아보는 한 편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 이해, 배려가 신뢰의 시작이라는 것,
그리고 신뢰는 감사로 부터 나오고 이를 통해 카운슬러가 시작됨을 깨달았습니다.
이틀동안 소중한 것을 느끼고 깨우치게 해준 10분과
교육진행하느라고 애써주신 원장님과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다음주에 모두 부쩍 성장한 모습으로 뵙길 바랍니다.

* 저는 여전히 감기 투병(?) 중입니다.
하지만 계룡산에 오르지 않았다면 이번 감기는 한 달을 넘겼을거에요. ㅋㅋㅋ